사용자 중심 디자인

  • 2025-04-07

개발자(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에 맞추어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을 둔 디자인 방법. 이 원칙에 따라 사용자 참여, 사용자 조사 등을 중요한 수단으로 쓴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대한 오해들

오해 1. 사용자가 다 안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은 사용자가 말한 문제를 해결하자는 말도 아니고, 사용자가 말한 해결책을 도입하자는 말도 아니다.

  • 사용자는 문제를 발견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다. 사용자가 발견하지 못한 중요한 문제가 대체로 존재하며, 사용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문제가 실제로는 아닌 때가 많다. 다만 인지하건 못하건 문제를 겪고 있기에 나타나는 행동들이 있으니 디자이너는 행동을 관찰하여 문제 발견에 참고할 수 있다.
  • 사용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받지도 않았다. 사용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대체로 최선이 아니다. 다만 목적 달성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일부 문제를 해결/회피/개선/완화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니 디자이너는 그 행동을 잘 관찰하여 문제 해결에 참고할 수 있다.

“사용자에게 답이 있다”라는 말은 훈련된 디자이너가 사용자를 잘 관찰하면 통찰을 얻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오해 2. 사용자가 제품에 맞추게 해서는 안된다

제품이 사용자에게 맞춰야지 사용자가 제품에 맞추도록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상황에 따라 맞을 수 있지만(게임이나 악기 등을 고려하면 이 말 조차도 항상 맞는 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제품에 맞추는 일이 생기게 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잘못되었다.

생물의 적응력은 뛰어나고 인간도 마찬가지로 인공물과 환경에 잘 적응한다. 좋은 디자인은 인간이 인공물에 빠르게 적응하고 좋은 습관을 형성하도록 크게 도울 수 있다. 인간의 적응력을 활용하지 않는 디자인은 반쪽짜리 디자인이다. (참고: 모니터 어딘가에 있는 마우스 커서 찾기)

사용자에 대한 상충하는 관점

위 두 오해는 재미있게도 사용자에 대한 상충하는 두 가지 관점을 각각 반영하고 있다.

  • 오해 1은 “사용자는 너무나 영리해서 문제를 정확히 알고 디자인적 해결책도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 오해 2는 “사용자는 너무나 멍청해서 혹은 게을러서 절대로 인공물에 적응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

이런 상충하는 오해에 기반하여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현장에서 엉뚱하게 실천되는 걸 20년 이상 꾸준히 보는 중이다. 도널드 노먼도 2005년에 이미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1

이런 오해 하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그저 사용자(또는 자신이 사용자라고 믿고 있는 고객사)의 목소리를 개발팀에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 겉보기에 예쁘게 꾸며주는 역할 정도로 극도로 축소된다.

사용자 중심 vs. 인간 중심

제프 래스킨은 사용자 중심 디자인user-centered design과 인간 중심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을 구분하며, 인간 중심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요즘은 대체로 두 용어가 동의어처럼 쓰이지만(실제로 도널드 노먼도 어느순간 은근슬쩍 “인간 중심”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참고: 사용자 중심과 인간 중심

Footnotes

  1. Human-centered design considered harmful 중 “What Adapts? Technology or People?” 및 “Too Much Listening To Us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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